전기차 구매 2개월차로서 느낀점과, 전기차를 신규로 구매하려고 하시는분들을 위해 정보 좀 드릴까 합니다.
전기차를 구매하려고 알아보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접해보지 않다보니 생소해서
이것저것 많이 공부하시는 분이 대부분이죠.
주행 거리는 얼마나 긴지, 보조금은 얼마나 나오는지, 충전 속도는 어떤지
많은 고민들을 하시고 공부도 하시고 하실텐데요..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알아보실게 있습니다.
바로 충전 인프라입니다.
너무 당연한 소리라고 생각되시죠?
'나는 집밥(충전기)이 있어', '우리 집 앞이 슈퍼차져야', '회사에 충전소 있던데?'
단순히 이렇게만 알아보시고 전기차를 사셨다가는 큰 낭패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 정도는 전기차를 구매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미리 알아 보십니다.
그리고 '차를 구매하면 어떻게 충전해야지' 하고 계획을 세우시죠.
'나는 출퇴근 거리가 왕복 60km인데 이 차는 600km를 가네 대충 열흘에 한 번 충전하면 되겠어.'
'나는 비록 집 밥은 없지만 집 앞에 200kw 급속 충전기가 있으니 1주일에 1시간만 충전하면 되겠네'
그러나 위와 같은 충전 개념을 가지는 순간부터 불편함을 초래하게 됩니다.
실제로 전기차를 운용하게 되면 어떻게 충전하게 되는지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 드릴께요.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은 크게 급속과 완속이 있습니다.
1. 급속 = 빠르게 1시간 이내로 20~80%까지 충전
- 충전비용은 1Kw(약 6km 운전할 수 있는 양)당 300원 정도 됩니다. (계속 오르는중)
2. 완속 = 10시간 이상 천천히 내가 자는 동안 충전
- 충전비용은 1Kw 당 약 170~270원 정도 됩니다.
3. 비상용= 실생활에서는 거의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 충전비는 0원입니다. 말그대로 비상용이라 회사처럼 허가된 장소가 아닌이상은 사용을 하면 안되지요...
- 가끔 몰래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기둥에 있는 콘센트에 몰래 충전하는 사람들이 있긴한데 그건 도전행위 입니다. 말그대로 도둑질이\죠
충전방법 중 비상용 충전은 잘 없으니 편하게 1, 2번에 해당하는 두 가지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가장 이상적인 충전 방식은 배터리의 남은 용량과 관계없이 매일 퇴근해서 완속 충전기를 꽂는 겁니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전까지 신경쓰지 않는겁니다.)
완속 충전은 시간당 3kw~11kw (보통은 7kw가 가장 많아요)의 속도로 천천히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요새 전기차들이 보통 50~70kw 대의 배터리를 사용하니까 단순 계산을 해보면 7kw의 완속 충전을 하면
50kw 자동차는 0~50kw까지 7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것이고,
70kw 자동차는 0~70kw까지 10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실제는 손실율-약 15% 정도- 도 있고 전기 공급 상황에 따라 더 느려집니다. 더 빨라질 일은 없어요)
전비가 6km인 (즉 1kw당 6km를 가는) 전기차가 있다고 하면
왕복 60km인 출퇴근을 하게 되면 하루에 10kw의 전기를 소진하게 됩니다.
- 히터, 급가속 등등에 의해 더 많은 전기를 소진 할 수 있으나 예외 상황들은 무시하고 단순히 계산을 할께요.
그냥 이렇다는 개념을 말씀드리는 거니까요)
그럼 '하루에 10kw의 전기밖에 소비를 안하는데 왜 매일 충전을 해?
내 차는 50kw 배터리 차니까 5일에 한 번만 충전을 하면 되잖아'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어요.
근데 저게 전기차를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한 충전 개념입니다.
스마트폰이랑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스마트폰 완전 방전까지 사용 안하시죠?
대부분 남은 배터리랑 상관없이 자기 전에 그냥 충전기에 꽂아 두시잖아요.
전기차도 똑같습니다. 그냥 퇴근하고 집에 오시면 꽂는거에요.
퇴근 해서 충전 - 자는 동안 충전 - 아침에 충전기 빼고 출근
이 루틴이 반복될 수 있어야 충전 스트레스 없이 전기차를 탈 수 있게 됩니다.
내가 만약 단독주택을 산다? 이러면 저 충전 환경을 구축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고,
5일에 한 번 충전해도 상관이 없어요. 아무때나 충전이 가능하니까요.
- 참고로 단독주택용은 대부분 7~11kw 짜리로 하룻밤새면 바닥에서 만땅까지 풀충전됩니다. 시간도 얼마 안걸리고, 요금도 경부하(새벽시간대) 적용하면 엄청 쌉니다.
근데..우리는 대부분 공동 주택에 삽니다. 아파트가 됐건 오피스텔이 됐건..
당연히 충전 자원은 한정적이고 전기차는 점점 늘어나니 경쟁이 발생하게 됩니다.
5일에 한 번 충전하는데 충전자리가 없으면?????
오늘이 4일째라 배터리가 30프로밖에 안남았는데 갑자기 나가야 한다면?
언제 차를 써야될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항상 어느 정도의 여유를 두고
충전을 할 수 있어야 전기차의 충전 스트레스를 덜 느낄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공용 주택에서 저 정도의 충전 인프라를 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집 사실 때 임장 하시는 것처럼 거주하시는 아파트 충전기 임장 가신다고 생각하고
매일 밤 내려가서 완속 꽂아놓은 차량들 상태를 한 번 실제로 확인해 보세요.
충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매일 알박기하는 차가 있지는 않은지
혹은 내연차가 충전 자리를 점령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현행법상 완속 충전은 14시간의 점유가 가능하지만 충전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매일 14시간을 점유한다면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을지 몰라도 전기차 소유한 입주민끼리 싸우자는 것뿐이 안됩니다.
내 출퇴근이 남들과 다른 시간이라 점유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도
충전이 다 되면 빼줄 각오를 하셔야 해요.
(근데 이 빼주는 것도 스트레스죠, 퇴근하고 몸도 피곤한데 내려가서 다른 주차자리 알아 볼 생각도 해야되고,, 주차장 여유가 있으면 그나마 낫지만 요즘 가정당 차량 두대씩 있다보니 주차자리도 부족한데 이동주차하려면 열받죠....
그래서 매일 충전기를 안꽂게 됩니다.)
제가 현실적으로 추천드리는 건 최소 3일에 한 번은 내가 원할 때
밤새 완속 충전기를 꽂고 잘 수 있는 환경인지 확인해 보시라는 겁니다.
실제 충전을 3일에 한 번 한다고 생각하시는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가장 적절한 타협 점입니다.
위와 같은 환경을 갖추시지 못한다면 전기차 구매를 강하게 말리고 싶습니다.
충전 스트레스로 전기차 산 걸 후회하시게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다음은 급속 충전 입니다.
전기차 쓰시다보면 집밥이나 회사밥이 있으신 분들은 급속 충전을 거의 안쓰게 되요.
(실제로 저도 장거리 놀러갈 때 빼고는 쓴 일이 없어요)
급속 충전기는 정말 많아요.
주유소보다 훨씬 많습니다. 정말 상상 이상으로 많아요.
근데 왜 이게 문제가 되냐면.. 그 많은 급속 충전기는 도심에 몰려 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놀러간다고 가정을 해볼께요.
한 번 이상의 충전을 하게 됩니다.
- 요즘 전기차 한 번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간다고 하지만...대부분 그렇게 운행을 안해요...
왜 똥줄타게 간당간당 한 거 보면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이유가 없어요.
거기다가 부산에 도착한다고 끝이 아니고 부산에서 또 운행을 해야 하니까
대부분 충전을 하면서 가게 됩니다.
아무 계획을 세우지 않고
'요새 휴게소에 충전기 다 있으니까 가다가 배터리 없으면 충전해야지'
라고 생각하시고 출발하게 되면 또 낭패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기차를 운행하시게 되면 장거리를 가실 때 반드시 충전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대략 어느 휴게소를 들려서 밥을 먹으면서 충전을 해야겠다.
테슬라 같은 경우는 어느 톨게이트에서 빠지면 근처에 슈퍼차저가 있으니
그곳에 가서 충전을 해야겠다. 이런식으로요..
이런 충전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오시는 거죠
'저 정도 계획 세우는건 괜찮은데?' 라고 하신다면 그것 또 금물!
일단 급속 충전기는 어플을 통해 각 충전기 상황을 사전에 알 수 있습니다.
충전 가능 / 충전중 / 점검중 / 통신 이상 등등
그래서 미리 내가 충전하러 가는 곳의 상황을 알 수 있어요.
'그럼 더욱 계획을 세우는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겠네,
가기 전에 미리 충전기 상황을 보면 되니깐' 하시면서
'내 차가 지금 350km 주행거리가 남았으니 300km 더 가면 있는
충전소에 가야겠구나' 하시면 가다가는 뒤통수 맞기 쉽상입니다.
가장 흔하게 겪는 3가지 뒤통수가 있습니다.
1. 충전안하는 차량의 충전기 점령
- 충전도 안하면서 충전기 자리에 주차하고 있는 차량들
(feat. 전화번호 없는건 국룰)
2. 아슬아슬한 타이밍
- 분명히 1km 전까지는 충전기가 비었었는데..도착해보니 방금 충전 시작한 차량들
3.. 어플의 거짓말
- 뭐야 충전 가능이라더니 와보니깐 고장나있네
위와 같은 상황이 왔을 때 1, 2번은 그래도 양반입니다.
기다리면 충전할 수는 있어요...물론 내 시간은 아깝지만
최대 40분 (공용충전기는 충전 제한 시간이 대부분 40분입니다.)만 기다리면
충전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근데 3번과 같은 상황은 다른 고장나지 않은 충전기를 찾아 이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근데 내 남은 주행거리는 고작 50km..심지어 여기는 고속도로라 다음 휴게소에 가지 않는 이상
다른 충전기를 찾을 수도 없다면???
종종 위와 같은 상황 때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어부바 해서 실려가는 전기차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충전 계획을 굉장히 여유있게 짜야하구요,
여유있게 충전 계획을 세우게 되면 도착 시간이 늘어나게 되는 스트레스가 생기게 됩니다.
전기차가 참 장점이 많아요.(단점을 말씀드리려고 작성한 글이니 장점은 생략할께요)
저도 전기차를 운용 하고 있구요, 제 주위분들도 전기차 한번 맛보더니 다시는 내연차로 못돌아가겠다고 하십니다.
근데 그런 장점의 이면엔 저런 스트레스도 많습니다..
충전 스트레스만 말씀드려도 이렇게 장문인데 그 외에도 자잘한 스트레스가 많이 있어요.
장점과 단점을 비교했을 때 내가 어떤 것에 더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서 전기차에
만족하실 수도 있고, 불만족하실 수 있습니다.
무턱대고 전기차가 대세라면서 전기차를 사시고 나서 후회하시기 보다는
전기차를 사시기 전에 위와 실제 운용하면서 겪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위와 같은 단점을 고려해 보시고 더욱 합리적인 소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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