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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애비의 잡담/주식

마켓컬리 2021년 매출, 손익 분석

by 후후애비 202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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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2021년 감사보고서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급성장한 컬리의 실적이 매우 궁금했는데,
매출은 1.6조(+64% 성장), 영업적자는 -2177억(-87% 적자확대)으로 적자가 더 확대되었네요.

이번에는 조금 더 재무적인 숫자에 초점을 맞춰서
컬리의 매출과 수익구조를 들여다 보고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을 지 고민해보았습니다.


 

1. 5개년 실적

연 누적 거래액(vat+) : 0.5조(2019) -> 1.1조(2020) -> 2조(2021)

연 누적 매출액 : 0.43조(2019) -> 0.95조(2020) -> 1.6조(2021)

연 누적 영업이익 : -1,013억(2019) -> -1,163억(2020) -> -2,177억(2021)


*거래액 : 결제액 그 자체로 VAT가 포함된 금액
*매출액 : VAT가 제외된 금액


먼저 컬리의 매출구조를 보려면 매출액의 상세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재무제표상 매출은 상품매출/제품매출/서비스매출/기타매출 등으로 표시됩니다.
"이런 매출의 차이가 중요할까요?" 네. 생각보다 많이 중요합니다.
이 구분은 단순히 회계 계정상의 구분이 아니라,
그 구분에 따라 고객가치에 크게 영향을 주고 수익구조와 직결되기 때문이죠..

컬리의 감사보고서 주석을 보면
상품매출이 15,538억(99.5%) > 용역매출 57억 > 기타매출 9억 > 제품매출 9억 순이죠.
상품매출이 거의 대부분이라는 것은
이미 만들어진 상품을 선별하여 매입한 후 직접 판매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와 같은 매출구조에는 몇 가지 장/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상품의 장점은
① 고객이 원하는 재화를 보다 빠르게,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컬리의 가장 큰 강점이 상품의 차별화죠
② 재고의 부담이 적어집니다.
- 팔릴 것으로 예상된 수량만 그때그때 매입하면 되니까요. 특히나 롱테일인 온라인에서는 더 유리합니다.
③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듭니다.
- 많은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려면 그만큼 사람이 많이 필요하고, 추가적인 에너지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상품의 단점은
① 이미 만들어진 상품이기에 원가가 높습니다.
- 보통 컬리에 납품하는 수수료가 35%라고 가정한다면 컬리의 입장에선 65%의 원가율이 됩니다. 물론 납품하는 업체에서는 수수료율이 높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상품을 촬영/등록/포장/배송/CS까지 진행하면 남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②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 제품은 많이 생산할수록 원가구조가 매우 좋아지지만 상품은 일부 리베이트를 포함하더라도 크게 개선되기 어렵습니다.
③ 판매처가 많으니 상품차별화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컬리가 kurly only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죠

오픈서베이 자료를 보면 온라인 식료품 구매시 상품의 차별화부분에서 컬리가 압도적으로 높은데
아직까지는 이 영역이 강점이지만 계속 유지하는것 또한 어려운 일입니다.

(출처 - 오픈서베이 online grocery 2022 중)

이런 높은 상품 매출비중이 수익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래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2. 매출원가율, 판관비율 분석

컬리의 재무제표상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은 몇가지 착시효과가 있습니다.
- 매출원가율에 운반비의 원가성 금액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 포장비로 분류하던 포장관련 인건비용이 인건비로 변경추정 (계약주체 변경:업체계약->컬리직접계약)
이로 인해 판관비율을 해석해서 보아야 하지만, 복잡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컬리 매출액이 +64% 성장했음에도 영업적자가 늘어난 것을 2가지 관점에서 보았습니다.

첫번째, 매출원가율이 거의 줄지 않았다.

두번째, 판관비율이 오히려 증가 하였다.

 

1) 매출원가율 (82% -> 81%)

컬리의 매출원가율은 2가지로 추정됩니다.
- 상품,제품매출원가율 : 75.3% -> 75.1%
- 운반비 중 매출원가 금액 : 6.9% -> 6.1%

상품, 제품매출원가율이 거의 줄지 않았죠.
일반적으로 제조기업이었다면 이정도의 매출규모라면 매출원가율이 50% 밑으로 떨어졌을 겁니다.
만약 제조원가가 아주 높은 카테고리라 하더라도 매출이 +64%정도 성장하면
제조원가율은 3~5% 이상 떨어졌어야 하죠.
직접원가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제조에 소요되는 고정비 비용의 비중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컬리의 매출원가율이 거의 줄지 않은 것은
컬리의 상품매출비중이 99.5%이기 때문에 수익구조를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라는 보여주는 반증입니다.

그나마 운반비의 효율이 조금 좋아진 것은 다행입니다.

 

 

2) 판관비율 (30% -> 33%)

- 인건비 7.2% -> 12.6% (+5.4%p)
- 지급수수료 4.9% -> 5.2% (+0.3%p)
- 포장비 8.2% -> 4.3% (-3.9%p)
- 기타고정비 2.9% -> 3.8% (+1.0%p)
- 광고선전비 3.1% -> 2.8% (-0.3%p)
- 지급임차료 2.4% -> 2.2% (-0.2%p)
- 운반비(판관비성) 1.3% -> 1.8% (+0.5%p)



① 인건비 & 포장비

처음 숫자를 접하고 조금 의아했습니다.
인건비가 너무 많이 늘었는데, 포장비는 갑자기 확 줄었거든요.
인건비는 성격과 계약주체에 따라 여러가지 계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직접 계약하면 인건비, 외주업체라면 지급수수료, 물류나 포장관련업무를 외주업체를 통해서 한다면 운반비나 포장비로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찾아보니 과거에는 물류센터의 포장아르바이트 계약을 외주업체를 통해서 했는데, 최근에는 컬리가 직접 계약당사자가 되어서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개발자를 100명 더 뽑았다고 하는데 그것을 감안해도 인건비가 많이 늘었죠.
그것은 지난 글에서 다룬 것처럼, 컬리는 플랫폼임에도 상품의 차별화와 퀄리티를 위해 직접 많은 것을 관여하는 구조라 그렇습니다.
매출이 늘어남과 함께 인건비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좀처럼 규모의 경제효과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② 기타고정비 & 지급임차료(리스 포함)

기타고정비는 제가 임의로 분류한 것이고,
늘어난 항목을 보면 지급임차료 +110억, 감가상각비 +88억, 세금과공과 +65억, 건물관리비 +66억 순입니다.
잘 들여다보면 대부분 물류센터의 비용으로 추정됩니다.

물류를 직접하는 비즈니스 구조이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하는 것과 거의 비례하여 물류센터 관련 비용이 증가합니다.
고정비성 비용이 변동비성 비용화 되는 것이죠.

③ 광고선전비

광고선전비는 다행히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습니다.
2019년의 광고선전비가 8.3%였던 것을 감안할 때 지금은 많이 감소했죠.
사실 이커머스의 광고성 비용은 많이 흩어져있습니다.
- 쿠폰비용 : 매출차감항목 & 판관비
- DA/SA/채널광고비용 : 판관비
- 포인트 지급(구매적립, 리뷰적립 등) : 매출차감항목

수익을 관리하거나 마케팅팀 직원은 흩어져있는 비용을 통합해서 보아야 합니다.
컬리의 구매적립율은 최소 0.5%이고, 프렌즈 등급 이상은 1%가 넘습니다.
거래액 2조 기준으로 보면 결코 무시못할 금액이죠.

출처 : 컬리 홈페이지


 

3. 적자를 줄이는 방안은?


수익구조 변화는 항상 3가지로 분류해서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① 혁신 - 이익이 100% 이상 성장되거나 수익모델이 크게 바뀌는 것
② 성장 - 이익을 30~50% 성장되거나 수익구조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
③ 개선 - 이익이 소폭 성장하거나 일시적인 비용절감 하는 것

아무리 수익관점으로 일한다고 해도 그 액션이 개선에 불과할 때가 많기 때문이죠.
컬리의 수익구조가 바뀌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잠깐 아이디어를 고민해보았습니다.

1) 매출의 질을 바꿔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매출을 성장시켜서 이익의 성장이 가능하지만
현재 구조상으로는 아무리 매출이 성장해도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물류 투자가 계속되어야 하므로, 좀처럼 규모의 경제가 일어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매출의 질을 완전히 바꾸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① 고급화 전략을 사용한 식품가공, 원재료공급의 수직적 통합
식품과 육가공 업종은 대부분 수익이 납니다. 정다운(오리)은 ROIC가 20%가 넘죠.
컬리의 베스트 상품을 보면 축산이 잘 보이지 않는데, 가격경쟁력을 가지려면 이를 해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리스크이자 강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죠. 곡물과 운임비용의 상승이 철강업체처럼 수익의 캐시카우가 될지 마진율을 떨어뜨리는 부분이 될지는 디테일하게 보아야 합니다.

② 지분투자를 통한 생태계 구축
직접 하기 어렵더라도 지분투자를 통한 식품계의 생태계 구축은 가능합니다.
아직 기업가치 1,000억 미만의 식품업체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무신사가 패션연합군을 만들고 상생하는 방법으로 규모를 키운 것처럼, 미래를 위한 자금을 준비해야겠죠.

③ 물류를 동반하지 않는 3040여성과 연계된 플랫폼 확장
패션은 시즌성이 강하고 SKU가 많기 때문에, 재고를 직매입해서 새벽배송과 연결하기에는 리스크가 많습니다. 만약 플랫폼 확장을 한다면 물류는 제외하고, 고객데이터와 MAU를 통한 연계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④ IT와 물류의 강점을 중심으로 한 확장
이커머스 산업은 계속 커질 것이고, 재고관리와 물류의 중요성은 계속 높아져 가는데 개별 기업들이 이것을 제대로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컬리는 이미 왠만한 기업보다 IT인력이 많아졌죠. 폐기율을 1% 미만으로 가지고 있는 컬리의 판매예측 실력이 다른산업에 적용이 가능하다면 B2B 업체로써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보통 수익모델을 고려하면 광고와 구독모델을 생각합니다.
물론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필요할 수도 있고, 플랫폼만 한다면 광고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공급자관점에서는 이커머스의 높은 풀필먼트 비용이 잘 이해가 안되고(컬리가 이렇게 적자이지만)
35% 수준의 수수료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광고비용을 횡포라고 생각할 여지가 있죠.
그렇기 때문에 공급자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래서 플랫폼의 수익구조만 보는 것이 아닌 공급자의 수익구조도 이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2) 매출원가율의 핵심은 상품이 아닌 제품이다.


① 매출원가율의 가장 큰 핵심은 상품이 아닌 제품의 매출 비중을 높이는 것입니다.
컬리는 수많은 고객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제품생산과 연결하는 데 매우 큰 강점이 있습니다.
이미 PB를 확대하고 있지만, 식품의 원가율이 낮지 않기 때문에 다른 영역도 필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원가율이 20% 미만인 화장품 / 내의 / 애슬레저 / 음료 등의 카테고리가 있겠죠
컬리의 핵심은 구매력을 가장 크게 가진 3040여성들의 확장가능한 데이터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매출원가 = 상제품매출원가 + 재고평가손실 + 재고폐기손실 등

*상품, 제품매출원가율 = 제조원가율/(1-할인율)

상품, 제품 매출원가율 공식은 위와 같아요. 이 공식은 꼭 외워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에서 써먹을 일이 많은데(할인가격결정, 수익시뮬레이션 등) 대부분이 잘 모르거든요.
- 제조원가율이 낮을 수록
- 할인율이 낮을수록
- 재고가 적게 남을수록
매출원가율이 유리합니다.


비즈니스 초기라면 적중도를 높여 회전율을 높이고, 폐기율을 낮춰서 매출원가율을 낮출 수 있는데
현재 컬리의 폐기율이 1% 미만이라고 하니, 이건 반대로 수익구조가 더 개선될 여지가 적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3) 판관비는 분해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판관비는 저비용 비즈니스 구조만들기 > 생산성 향상 > 규모의 경제 > 비용의 절감 순입니다.
비용의 절감은 가장 쉬운 일이지만, 이게 시작되는 순간 우수한 인력의 이탈 및 성장의 저해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최후의 방법으로 써야 합니다.
판관비율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아래처럼 3가지 방식으로 분해 하면 됩니다.

① 플랫폼 / 풀필먼트 구분
② 변동비 / 준고정비 / 고정비 구분
③ 프로세스별 구분 (배송 / 물류 / 포장 / IT / 마케팅 / 인건비 / CS / PG 등등)

① 플랫폼의 역할을 잘 고민해야 합니다.
어디까지 직접 관여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비용구조를 결정합니다.
(매출이 50% 성장할때, 고정비는 20% 미만으로 성장하도록 구조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컬리의 차별화 상품은 분명 높은 가치를 전달하지만, 이커머스의 롱테일 상품을 잘 들여다 보면
분명히 매출은 나지 않는데 높은 비용을 만드는 상품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① 풀필먼트는 성장속도를 관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매출이 성장함과 동시에 물류센터에 대한 비용구조가 매우 커집니다.
분명 공헌이익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물류의 투자로 적자는 계속 늘어날 수도 있는거죠
고성장과 무리한 투자보다는 성장속도를 관리하며
가장 큰 비용 중 하나인 포장프로세스는 어떻게 줄일까에 몰입해야 합니다.

② 변동비 - 공헌이익이 많이 나는 구조를 만들어야 규모의 경제가 생깁니다.
이커머스의 변동비는 배송/포장/CS/PG/쿠폰,적립금 비용입니다.
각각의 항목을 낮추면 가장 좋고, 객단가를 올리는 고민이 매우 필요합니다.
하지만 객단가를 늘리는 건 결코 쉽지 않고, 식품 이커머스는 5만원 전후에서 머무는 게 일반적이죠.
축산, 화장품, 중고가의류 등 상품의 포트폴리오 확장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③ 프로세스별 - 효율화를 올리고 새는 비용을 막아야 합니다.
비용을 재무제표처럼 관리하는 것이 아닌 프로세스별로도 관리해야 비용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배송 / 물류 / 포장 / IT / 마케팅 / 쿠폰 / 인건비 / CS / PG 등등 활동별로 구분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CS의 가장 큰 인입원인이 무엇인가, 그것을 우선적으로 해결하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고,
마케팅 비용도 쿠폰, 구매/후기적립금, DA, SA, TV광고, 옥외광고, 메시지 등의 효율을 세분화해서 집중해야 할 영역과 투자해야 할 영역을 구분해야 하고, 부가세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컬리에 대해서 글을 쓴 이유는 컬리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마치 유니콘 기업처럼 소개되는 부분이 대단히 안타까워 글을 적어봅니다.
컬리는 국내 증시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말도 안되는 몸값으로 상장할 경우
잘 모르고 진입하는 개미들은 큰 돈을 잃게 될수 있기 때문에 유의하였으면 좋겠네요..

비슷한 사례로 쿠팡이 나스닥 상장하면서 엄청난 기대감에 한 때 시가총액 100조까지 갔었는데..
지금은 뭐.. 손정의도 적당한 값에 튈 생각만 하고 있죠(김범석씨는 반성을 해야 합니다.)

컬리가 급성장한건 사실이나, 급성장하게 된 배경과, 향후 성장 모멘텀이 충분한가? 대체제는 없는가? 등을 고려하였을 때, 현명한 가치투자자라면 굳이??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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